'부산행'·'밀정' 탄생시킨 공유의 15년 뚝심 [인터뷰]

입력 2016-09-14 08:07  

영화 '밀정' 김우진 役 공유 인터뷰



[ 한예진 기자 ] "주어진 일 열심히 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지 않는 거죠."

톱스타 공유(38)가 승승장구하는 비결이다.

2001년 드라마 '학교 4'를 통해 청춘스타가 된 공유는 2007년 '커피프린스 1호점'으로 '로코킹' 자리에 안착했다. 데뷔한 지 15년이 지난 지금, '부산행'에서 목숨 건 부성애 연기를 펼치고 '천만 배우'에 등극했다. 국내외에서 호평받고 있는 그는 두 달 만에 '밀정'으로 돌아와 '쌍천만 배우'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. 그야말로 공유 전성시대다.

이번엔 항일 무장독립운동 단체 의열단의 리더 '김우진'으로 열연했다.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의 협업이라는 무게만큼 공유에게 '밀정'은 시작 전부터 부담감 그 자체였다. 배우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들게 촬영한 영화이기도 하다.

지난 5일 한 카페에서 만난 공유는 "광고주, 지인들로부터 많은 축하를 받았다"며 천만 배우가 된 기쁜 소감을 전했다. 연이은 영화 홍보 일정에 지칠 법도 한데, 이날 역시 밝은 얼굴로 인터뷰에 임했다. 평소 이야기求?걸 좋아하는 그는 "답변이 너무 길었죠?"라며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했다.

▶ 다음은 공유와의 일문일답.

- 완성된 '밀정'을 본 소감이 어떤가.

"완전 취향 저격 영화다. 영화 전체가 어떻게 나올지 예상 못 했는데 정말 멋지게 만들어 주셨다. 현장에서도 감독님이 '나한테 고마워해'라고 하시더라. 내가 투덜대도 감독님께서 냉정을 잃지 않으신 건 자신감이 있어서였다."


- '부산행'에 이어 또 기차를 타게 됐다.

"기차 내에서 힘든 건 '부산행'이었지만 내가 찍었던 영화 중 가장 힘든 건 '밀정'이다. (감독, 배우 등) 같이 영화를 만드는 분들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. 송강호 선배님과 연기하는 것을 꿈꿔왔는데 생각보다 기회가 빨리 왔다. 둘이 밀접하게 얽혀 축을 담당해야 하는 큰 역할이었기 때문에 내가 잘 못하면 선배님께도 피해가 가고 영화 전체에도 방해가 될 거라 생각했다."

"좋아하는 분들과 작업할 때는 칭찬과 예쁨을 받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. 나를 택한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느끼게 하고 싶은 욕심이다. 감독님의 최고 칭찬은 '나쁘지 않아', '거의 비슷해'다. '잘했다' 한 마디 해주시면 되는데 표현을 잘 못 하시는 성격이다. 그래도 인터뷰로 칭찬을 전해 들으니 좋았다."

- 김지운 감독이 '공유의 터닝포인트'라며 만족스러워했다.

"대중이 보지 못 했던 부분은 확실히 있는 것 같다. 감독님의 냉정한 조련으로 대사와 호흡에 대해 많이 배운 것 같다. 캐릭터 영향이긴 한데 이전 작품을 할 때와 사뭇 달랐다. 시대극의 고어체를 써서가 아니라 접근하는 시작점 자체가 달랐던 것 같다."

- 공유를 캐스팅한 건 모험이었다는데.

"'밀정'을 갑자기 시작하게 됐다.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김지운 감독님, 송강호 선배님과 하는 줄 몰랐다. 일단 읽어 봤는데 재밌더라. '왜 나를 캐스팅했을까' 궁금해졌다. 좋아하는 선배님과 상대역이라는 게 처음에는 마냥 좋았다. 호흡을 느낄 수 있는 설렘이 컸는데 촬영을 들어가면서부터 현실적 부담감이 생겼다."


- 첫 촬영 당시는 어땠나

"이정출(송강호)과 김우진(공유)의 첫 만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. 대사도 많았고, 둘의 첫 만남이었기 때문에 서로를 숨겨야 했다. 감독님도 그 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고, 나 또한 연기에 대한 부담이 가장 많았던 초반이다. 너무 어려웠는데 정말 잘 해내고 싶었다. 그때가 잊혀지질 않는다. 촬영 전 날은 잠을 편하게 잔 적이 없다.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져서 4~50분간 자전거를 타며 땀을 뺀 뒤에 현장에 갔다. 어떤 영화보다도 현장에서 대사를 가장 많이 중얼거렸다."

- '의열단 리더'가 중요한 역할이라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.

"김우진(공유), 정채산(이병헌)이 가장 큰 역할이었다. 김우진이 다른 인물에 비해 많은 되袖?끼치는 건 맞지만 김우진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정출(송강호)이 바뀐 것은 아니다. 이병헌은 특별 출연이고 10분가량만 나오지만 존재감은 나보다 더 컸던 것 같다. 김우진과 이정출 관계에서 인간 대 인간의 교류가 짙다면 정채산은 조선인으로서 어필을 직접적으로 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정서를 크게 건드린다."

- 천만 배우가 된 지금, 공유가 생각하는 대중성·상업성은?

"모든 관객의 기호를 맞출 수는 없다. 보편적 다수가 최대한 선호하는 작품을 대중적, 상업적이라고 하는 게 맞다. 내 우선순위는 그런 게 아니라 내가 재미있고 좋아하는 그림이어야 한다. '부산행'이나 '밀정'은 내가 원했던 거다. 그 틀 안에서 유익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는데 대중에게도 인정을 받는다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거다."

- '밀정'이 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

"'밀정'을 처음 접했을 때 오로지 영화로만 봤다. 내가 시대극을 원했던 이유는 배우, 작품으로서만 놓고 그 시대가 갖고 있는 시각적인 즐거움, 배경, 연기에 대한 판타지였다. 실존 인물을 모티브 삼아 만든 캐릭터를 연기하고 '독립', '폭탄'을 운운하며 그 시대에 들어가 보니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애국심이 불타오르더라.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인데 영화나 책을 접했을 때 그런 마음을 느낀다는 게 부끄럽다. 그 시대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뜨거워질 수 있다는 게 좋았다. 내가 느낀 것을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느꼈으면 좋겠다."


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@hankyu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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